4월 27, 2007

조승희

이번 조승희 사건을 보면서 아 저사람 나랑 참 많이 닮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도 예전부터 친구가 없었고(있어봤자 극소수) 낯을 많이 가렸으며, 내가 생각하는 바를 남에게 표현하는게 익숙치 않았다. 마음속에 분노도 가지고 있으며, 가끔씩은 이넘의 세상 다 망해버려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끔씩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하며, 이성적이다가도 어느 순간에 감정적으로 변해버려서 에이 안하구 말어 집어 치울래 라고 말하며 두 손 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기도 한다.
그런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가족과의 관계이다. 나는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가 어린시절부터 좋아서 내 성격의 결핍된 구조를 어머니의 사랑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지금도 물론 정상은 아니지만 이렇게 정상처럼 살아가는 것은 거의 어머니의 덕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매스컴에 비춰진 조승희는 가족과의 관계도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가족과도 친구와도 마음을 나누지 못한 그는 그런 큰 죄를 저지르게 된 셈이다.
내가 만약 조승희와 같은 공간에 살았다면 나 또한 그를 외면했을까? 아니면 나와 비슷한 모습의 그에게 친근감을 느꼈을까?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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