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 2007

Stairway to heaven




하루키의 음악 에세이의 탓도 있지만, 그냥 신변잡기로 이곳을 채우기가 좀 아까워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책 혹은 영화들의 감상평을 적고자 한다. 음악을 잘 모르고 또 글 솜씨도 부족해서 나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힘들겠지만 되도록 추상적이지 않은 구체적인 글을 만들고 싶다.

오늘의 선택은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 이라는 너무나 유명한 곡이다. 예전에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예를들어, 배철수의 음악캠프) 딥 퍼플 vs 레드제플린이 고등학교(혹은 중학교) 한 반의 논쟁거리가 되곤 했다는데 그만큼 이 두 밴드가 60년대 후반과 70년대를 락음악을 주름잡았다는 뜻일거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춘추전국시대라서 이렇게 양자 구도가 아니라 몇개 밴드가 난립하던 시절이었다. 참고로 난 건스앤로지스를 무척 좋아했고, 친한 친구들은 아이언메이든이나 혹은 메탈리카를 좋아했었다.

딥퍼플의 하이웨이스타를 레드제플린의 스테어웨이투헤븐보다 더 좋아했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웬지 점차 후자가 더 좋아진다. 이 곡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곡을 들을때 가장 흥이 나기 때문이다. 전반부에 조용하고 차분에게 읖조리는 로버트 플랜트의 보컬도 맘에 들고 지미 페이지가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는 중반부는 몸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들썩이기 시작한다. 급기야 맨 마지막 부분, 로버트 플랜드가 락보걸이란 이렇게 불러야 하는거야라고 가르치듯이 부르는 부분에서는 평소에 전혀 하지 않는 약간의 헤드뱅까지 하게 된다.

그 시대답게 음악도 진지하다. 지금의 락음악이 갖지 못한 진지함, 음악 한 곡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다분히 보여지는 장인정신이 이 곡에는 담겨있다. 모 그렇게 진지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자신의 삶과 시대를 성찰하고자 하는 노력은 평가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곡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한 숙녀는 과연 누구일까?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구입하려고 하는 그 숙녀는 돈이면 무엇이든지 다 된다고 믿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일수도 있고, 점점 세속화되어가는 교회를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천국에 가려고 하다니 정말 놀랍군 (it makes me wonder) 이라고 보컬은 계속 읖조린다.

아니, 이런 꿈보다 해몽식의 생각보단 그냥 음악으로 받아들이자. 뒤의 락음악과 헤비메탈에 교과서 다운 곡이 바로 이곡이다. 보걸의 창법은 뒤의 수많은 보컬리스트가 따라했으며(따라한 거 맞다.) 기타리스트야 모 말할 필요 없고 곡의 기승전결도 정말 깔끔하다. 어떻게 이렇게 완전한 곡을 만들었는지 경의롭기까지하다.

조금은 부족한 듯 싶은 느낌의 곡들이 요즘의 추세이며 그것이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받아들여지는 요즘에 있어서 이렇게 완벽한 밴드는 더이상 존재하진 않지만 그들의 음악을 이렇게 들을 수 있다는게 가끔은 행복해진다.

1 Comments:

At 8:35 오전, Anonymous 익명 said...

자네 팝 칼럼 리스트해도 되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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