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 2006

happy together

쇼 프로그램을 말하는게 아니다. turtles의 유명한 곡,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영화에 쓰였던 happy together을 말하는거다. 이 음악 정말 슬프다. 듣고 있으면, 특히 조용한 야밤에 방에 혼자 앉아서 듣고 있으면 심정을 저미는 곡이다. 그런데 가사는 정말 기쁨에 넘쳐보인다. "이렇게 우리 둘, 행복할거야. 우린 언제나 영원할거야." 그런데 결정적인 반전의 가사가 나온다. 음악이 끝나갈 즈음에 들리는 그 구절은 바로 "How is the weather. 날씨는 어때요?" 라는 부분이다. 기막힌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처음부터 사랑하는 커플의 노래로 치닫다가 "날씨 어때요?" 어때요 라는 부분의 뒤에 "거기"가 빠져있는거다. 그 단어를 넣고 다시 불러보면 "거기 날씨는 어때요?" 느껴지는가? 헤어졌단 소리다. 행복했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혹은 짝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문득 현실을 깨닫고 혼자서 "거기 날씨는 어떤가요?"라고 묻는것이다. 그래서 이 노래가 그토록 슬프게 들리는 것이다. 가슴 절절한 가사로 중무장한 수많은 곡들은 감정의 과잉을 듣는이에게 주입시켜서 "너 한번 울어봐. 이노래 듣고 안울면, 슬프지 않으면 사랑한번 안해본 햇병아리야" 라고 외치지만 이 곡은 절대 그렇지 않다. 슬픔이란 감정을 절대로 표현하지 않다가 끝에 한마디 외칠뿐이다. 그것도 아주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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