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기억 속엔 남아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그 기억도 바래져가고
어느 날 문득,
근래 얼마동안
그 사람을 머릿 속에서 떠올린 적이 없구나
라고 생각된다면
점점 잊혀지고 있는 거겠지.
나만을 사랑하고,
나도 그 사람만을 사랑하는
그런 사람을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
My whole life story
기억 속엔 남아있지만
어제 코엑스몰에서 우연히 고등하교 동창을 만났다.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었는지 이름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반갑게 인사를 하고 서로의 근황을 물어보며 명함을 주고받고 헤어졌다. 그 친구는 김종학 사단에서 PD 비스무레를 하고 있다고 했다.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라는 요새 잘나가는 드라마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도 했다. 음 그렇군 그 드라마 열심히 볼께(사실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볼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넌 모하고 살지? 라는 물음에 모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야 라고 답했다. 근데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난 정말 평범한 회사원이 맞는것 같다. 고등학교 때만해도 평범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지극히 평범해져버린 그렇게 퇴화해버린 회사원이 되고 만 것이다. 전도유망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몰락해 버리지도 않은 그저그런 회사원. 20살 부터 지금까지 난 도대체 뭘 하면서 산걸까?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난 무엇 하나도 이루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에 우울해졌다. 내가 학벌지상주의 이런건 안가지고 있지만 그때 내 주위에서 놀던 친구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생각해보니 모두 의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음 나도 그때 조금 낮은 대학의 의대에 갔으면 지금쯤 의사가 되었겠지. 그러면 지금보단 낫지 않았을까? 라는 가정법현재완료의 생각도 해보았다. 암튼 결론은 기분이 꿀꿀했단 얘기다. 너무 생각없이, 목표없이 살았었나 싶기도 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