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 2006

happy together

쇼 프로그램을 말하는게 아니다. turtles의 유명한 곡,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영화에 쓰였던 happy together을 말하는거다. 이 음악 정말 슬프다. 듣고 있으면, 특히 조용한 야밤에 방에 혼자 앉아서 듣고 있으면 심정을 저미는 곡이다. 그런데 가사는 정말 기쁨에 넘쳐보인다. "이렇게 우리 둘, 행복할거야. 우린 언제나 영원할거야." 그런데 결정적인 반전의 가사가 나온다. 음악이 끝나갈 즈음에 들리는 그 구절은 바로 "How is the weather. 날씨는 어때요?" 라는 부분이다. 기막힌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처음부터 사랑하는 커플의 노래로 치닫다가 "날씨 어때요?" 어때요 라는 부분의 뒤에 "거기"가 빠져있는거다. 그 단어를 넣고 다시 불러보면 "거기 날씨는 어때요?" 느껴지는가? 헤어졌단 소리다. 행복했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혹은 짝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문득 현실을 깨닫고 혼자서 "거기 날씨는 어떤가요?"라고 묻는것이다. 그래서 이 노래가 그토록 슬프게 들리는 것이다. 가슴 절절한 가사로 중무장한 수많은 곡들은 감정의 과잉을 듣는이에게 주입시켜서 "너 한번 울어봐. 이노래 듣고 안울면, 슬프지 않으면 사랑한번 안해본 햇병아리야" 라고 외치지만 이 곡은 절대 그렇지 않다. 슬픔이란 감정을 절대로 표현하지 않다가 끝에 한마디 외칠뿐이다. 그것도 아주 짧게.

4월 26, 2006

혼자 살아야겠다.

뽀를 안고 뽀한테

"뽀야, 엉아랑 같이 산속에 들어가서 둘이서 살까?"

물어보니

뽀가

그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한없이 크게 굴리며

너무나 신중한 표정을 지으며

"댔거덩"

그랬다.

아무래도 혼자 살아야겠다.

4월 22, 2006

노르웨이의 숲

예전에 난 한 여자와 사귀고 있었어요. 아니 그녀가 날 사귀고 있었다고 할까요.

그녀는 나를 자기 방으로 안내했지요.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시겠어요?

노르웨이의 숲에서.

그녀는 나에게 편히 쉬어 가라고 하며, 어디든 편히 앉으라고 권했어요.

그래서 방 안을 둘러보았지만 의자 하나 없는 곳이라서,

그냥 양탄자 위에 주저앉아, 와인을 홀짝이며 즐거운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우리 두 사람은 꼭두 새벽 두 시까지 이야기꽃을 피웠지요.

그런데 이윽고 그녀는 "이제 잠잘 시간이에요" 라고 하며,

아침이면 일을 하러 가야 한다고 말했어요. 그러곤 깔깔대며 웃었지요.

나는 일하러 갈 데 없는 한가한 몸이라고 말했지만,

별수없이 목욕탕으로 기어 들어가 잠들고 말았어요.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난 혼자임을 알았죠.

그 아름다운 새는 날아가 버리고,

난 썰렁한 방 안에서 홀로 벽난로에 불을 지폈지요. 그래도 좋지 않나요?

노르웨이의 숲에서.

- 노르웨이의 숲, 존레넌 작사/비틀즈 노래 -


I've got nothing to lose.

4월 19, 2006

대 화

안지원(사원/zzzz):
옴모 웬일루 이시간까지?
xxx(사원/yyyy):
제가 한달중에 유일하게 일하는기간이
xxx(사원/yyyy):
바로 대금지불 직전 일주일이예요
xxx(사원/yyyy):
스트레스 최곰
xxx(사원/yyyy):
-_ㅡ
안지원(사원/zzzz):
아 그렁가여
xxx(사원/yyyy):
?
xxx(사원/yyyy):
근데
xxx(사원/yyyy):
앞으로 계속 남아서 공부할까
xxx(사원/yyyy):
라는 생각이 한 2프로 들기 시작했어요
안지원(사원/zzzz):
2프로 들었군요
안지원(사원/zzzz):
하긴 집에가서 할일두 마땅히 없긴하죠
안지원(사원/zzzz):
놀아주는 사람두 없구
안지원(사원/zzzz):
티비두 잼없구
안지원(사원/zzzz):
그심정 이해해요
xxx(사원/yyyy):
-_ㅡ
xxx(사원/yyyy):
할일 무지 많거덩여
안지원(사원/zzzz):
아 귀찮게 하지 말라구여
xxx(사원/yyyy):
근데 약 한달동안 책을 한글자도
xxx(사원/yyyy):
안봤떠니
xxx(사원/yyyy):
양심의 가책이랄까나
xxx(사원/yyyy):
머 그딴게 들어서
xxx(사원/yyyy):
머 공부할까 고민중.
안지원(사원/zzzz):
아 그렁가여
xxx(사원/yyyy):
?
xxx(사원/yyyy):
일단 법인카드 신청하고
xxx(사원/yyyy):
책사고
xxx(사원/yyyy):
영어공부나할까
xxx(사원/yyyy):
-_ㅡ
안지원(사원/zzzz):
법인카드 신청하시는 김에
안지원(사원/zzzz):
is팀 위로차원에서
안지원(사원/zzzz):
상품권두 돌리구 그러삼
xxx(사원/yyyy):
후후후
xxx(사원/yyyy):
댔거덩여
안지원(사원/zzzz):
아 그렁가여
xxx(사원/yyyy):

xxx(사원/yyyy):
-_ㅡ/
안지원(사원/zzzz):
아 고기랑 냉면이랑 배터지게 먹었더니 졸리네요
xxx(사원/yyyy):
저도
안지원(사원/zzzz):
아 배불러
xxx(사원/yyyy):
탕슉먹고
안지원(사원/zzzz):
옴모
안지원(사원/zzzz):
탕슉 맛있겠다
xxx(사원/yyyy):
아몬드 새우
xxx(사원/yyyy):
-_ㅡ
안지원(사원/zzzz):
-_ㅡ
xxx(사원/yyyy):
아씨 제이제이 노래부르네
안지원(사원/zzzz):
kkk차장 미쳤군요
xxx(사원/yyyy):
뭐야진짜
xxx(사원/yyyy):
나도 노래불러야지
xxx(사원/yyyy):
눈누난나
안지원(사원/zzzz):
눈누난나
xxx(사원/yyyy):
팝송불러야게따
xxx(사원/yyyy):
ㅋㅋㅋㅋ
안지원(사원/zzzz):
제 닉네임 눈누난나에여
xxx(사원/yyyy):
ㅇ ㅏ
xxx(사원/yyyy):
내 닉네임은 머지
xxx(사원/yyyy):
오랫동안 까묵고 있엇네
안지원(사원/zzzz):
내가 가진거 봐봐
안지원(사원/zzzz):
그거였던거가튼데
xxx(사원/yyyy):
아 맞다
안지원(사원/zzzz):
별론 신선하지 않아요
안지원(사원/zzzz):
바꾸삼
xxx(사원/yyyy):
바꿀?가 됐긴했지만
xxx(사원/yyyy):
제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라서
안지원(사원/zzzz):
아 그렁가여
xxx(사원/yyyy):

xxx(사원/yyyy):
물론
xxx(사원/yyyy):
노래가사에서는 내가 가진 그것이
xxx(사원/yyyy):
날 장난감으로 여겼던 그를 잊게한 너라는 뜻이었는데
안지원(사원/zzzz):
아 그렁가여
안지원(사원/zzzz):
와 이것두 잼있다
안지원(사원/zzzz):
아 그렁가여
안지원(사원/zzzz):
댔거덩여
xxx(사원/yyyy):
0..0
안지원(사원/zzzz):
눈누난나
안지원(사원/zzzz):
므훗므훗
xxx(사원/yyyy):
따라쟁이
안지원(사원/zzzz):
댓거덩여
xxx(사원/yyyy):
멜롱멜롱
안지원(사원/zzzz):
뚱땡이 광수군여
xxx(사원/yyyy):

xxx(사원/yyyy):
퀸카되는법인가
안지원(사원/zzzz):
오늘 집에 가시면
안지원(사원/zzzz):
거울보구
xxx(사원/yyyy):
그거 완젼 대박이던데
안지원(사원/zzzz):
멜렁멜렁 해보세요
xxx(사원/yyyy):
아 그거보고 완젼 디집어 졌삼
안지원(사원/zzzz):
어울릴거 같아여
xxx(사원/yyyy):
네 안그래도 거울보고 머리 삐삐처럼 묵고
xxx(사원/yyyy):
멜롱멜롱해요
xxx(사원/yyyy):
아 일하기 싫어라
xxx(사원/yyyy):
걍 대충 개기다가 야근비올리고 가야지
xxx(사원/yyyy):
헉 벌써 9시네?
xxx(사원/yyyy):
전 이제 슬슬 집에 갈래용

4월 12, 2006

드라마에 빠지다

드라마에 빠졌다.
실로 오래간만에 드라마에 빠졌다.

우선 월/화요일에는 감우성/손예진 주연의 연애시대. 감우성이야 원래 괜찮은 배우이고, 손예진은 예전엔 그다지 별로였는데 오우 대략 이쁘다. 이마를 완전히 덮는 헤어스타일, 편해보이면서도 귀엽다;; 이혼한 부부의 사랑이야기라는 유치찬란한 줄거리가 내 마음을 사로잡다니. 아 나도 대략 심심한가보다. 또하나의 포인트는 극중 손예진 동생으로 나오는 여자 텔런트인데 독특한 매력이 있다. 전형적인 B형스러운 여자인데 대략 호감스럽다.






수/목요일은 굿바이 솔로. 이 드라마 대박이다. 대사 하나하나가 가슴을 쿡쿡 찌른다. 어쩜 그리도 멋진 대사를 연발할 수 있는지. 분위기만 잡는 어설픈 대사들이 아니라 우리가 익히 경험했을 법한 상황 속에서 그 상황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마치 아다치미츠루의 H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드라마이다.
배종옥은 여전히 매력적이도... 김민희도 나름대로 연기를 한다;;

퇴근 늦게 하는 날은 못보지만 재방송으로라도 꼬옥 봐야지. 눈누난나

4월 09, 2006

주일날 아침

교회를 옮겼다. 부모님과 동생은 새중앙교회, 난 혼자 열린교회로. 그리고 오늘 등록했다. 평상시처럼 11시에 시작하는 2부예배에 가면 1시경에 끝나고 2시에 시작하는 학원에 가기 바쁠 것 같아서 오늘은 9시에 시작하는 1부예배에 참석하고 예배를 마친 후 등록했다. 예배의 감격이 있는 열린교회라는 교회 플랭카드처럼 예배를 드릴 때 마다 감격하고 싶다. 가족과 함께 같은 교회에 가는게 원래 좋긴 한데 믿음이라는건 어느 누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듯이 우리 모두는 신 앞에 선 단독자 이다. 가족의 평화를 위해 전혀 은혜받지 못하는 예배에 참석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족이 내 대신 나의 믿음을 보증할 수는 없기에. 이왕 가족과 다른 교회에 참석하기로 결심한 이상 제대로 믿어야 겠다. 확실하게.

학원가기 전에 잠시 음악을 듣는 중인데, Alan Parsons Project의 The Turn of A Friendly Card 라는 곡을 듣고 있다. 예전엔 멜로디보다 리듬을 중시했는데, 물론 지금도 그런 경향이 강하지만 요새와선 조금씩 멜로디도 듣게 된다. 이곡은 예전의 나라면 그다지 안 좋아했을 곡인데 지금 들으니 괜찮다. 그걸 보면 음악적 취향도 계속 변하는 것이겠지. 우리의 마음이 변하듯이 우리의 취향도 변한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변하는 것에 안타까워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강아지는 양반다리한 내 다리위에 앉아서 편하게 자고 있고, 난 방에 앉은채로 컴퓨터 키보드를 두들기며 양 귀에는 헤드폰을 낀 채 음악을 듣고 있고, 바로 옆 TV에는 메이저리그 뉴욕양키즈 vs LA에인젤스의 경기가 진행중이다. 현재 스코어 1:1 에인졀스의 5회말 공격 타석에는 벤 몰리나, 양키즈 선발투수는 랜디 존슨 이다. 아 이제 음악이 바뀌었다. The Killers의 somebody told me.

4월 03, 2006



4/1 강남
photo by 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