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 2007

로마인 이야기15 - 로마세계의 종언


드디어 로마인 이야기가 끝났다. 로마의 건국부터 융성기, 안정기를 거쳐 쇠망기에 이르는 1000년의 역사가 막을 내렸다. 이 책은 기독교사관/서양사관에서 자유로운 일본인의 시각으로 로마시대를 재조명한 책이며, 기존의 로마사관과는 여러가지 다른 견해를 피력해서 화제가 되었다.

15권은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죽으며 그의 제국을 두 아들에게 물려주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공식적으로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동로마/서로마 제국을 나눈 것은 아니나, 그 이후 역사는 두 제국이 분리되어 진행되며, 결국 서로마 제국은 기원후 476년, 테오도시후스 황제의 죽음 이후 약 80여년 후에 멸망한다.

작가가 저술했듯이 로마의 멸망은 장대한 전투의 결과 로마가 항복의 깃발을 꼽아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차마 제국이라고 할 수 없는 모습이 계속 이어지다가 멸망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망해버린 것이다. 훈족의 침입으로 인해 우리가 민족 대 이동이라고 부르는 게르만민족의 칩입이 바로 그 원인이나, 작가는 다음과 같은 로마 내부적인 원인이 더 큰 원인이었다고 주장한다.

1. 카라칼라 황제의 안토니누스 칙령 - 이 칙령으로 인해 제국의 모든 거주민이 로마 시민권을 갖게 된다. 기득권이 되어버린 로마 시민권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의 동기를 자극하지 않게 된다.

2. 도미티아누스 황제의 문/무 분리(황제가 확실하지 않음) - 공화국부터 시작된 원로원의 문/무 겸직허용은 원로원을 문과 무를 겸비한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는 장소로 만들었으나 이제 원로원은 제국의 정세를 분석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기관으로 전락해 버린다.

3. 기독교의 공인, 아니 기독교를 제국의 유일한 국교로 선언 - 콘스탄티누스대제부터 절대권력 강화를 위해 기독교를 공인했으며 그 이후의 황제들이 기독교를 국교로 삼고 이교,이단을 말살하는 획일주의 정책을 사용함으로서 로마 정신의 근간이 되었던 관용주의가 파괴되었다. 작가가 가장 많은 양에 걸쳐 역설하는 내용이며,(특히 나같은 기독교인은 이의를 달 소지도 부분부분 있지만) 책을 읽어본 사람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결국 서로마제국은 멸망했으며 게르만 부족들(고트족, 반달족 등등)이 로마를 짓밟으면서 난립하는 시대가 열리는 장면에서 책은 마무리 된다. 동로마제국(비잔티움제국)이 그 이후 천년간 지속되지만 이미 로마제국이 아니어버린 동로마제국은 더이상 논할 필요가 없다고 작가는 생각했나보다.

로마인이 강조한 관용주의야말로 현재를 사는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닌가 싶다.

2월 22, 2007

야밤수다

요새 글을 너무 자주 남긴다. 회식하고 맥주 한잔(아 물론 나는 술 대신 물을 마셨다.) 마시고 택시타고 30분전쯤 집에 들어왔다. 오늘은 하늘색 폴로남방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검은색 양복바지, 양복 윗도리를 입고 검은 코트를 입었다. 아침에 무엇을 입고 갈지 고민할 필요도 없구, 어머니도 내가 양복을 입고 출근하면 좋아하셔서 되도록 일주일의 절반쯤은 이렇게 입고 출근할 생각이다. 내가 나름 양복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에(실제로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내 캐주얼 복장이 얼마나 후즐그레하면 그런 말을 할까 싶기도 하다.) 기분이 좋다.

회사 상황이 참 꼴이 말이 아니다. 사업장 이동 건으로 난 전배 신청을 했고,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했다. 당연히 모두 다 받아들여지진 않을테고 그 중에 합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만 전배가 허용될텐데 내 전배요청이 받아들여진다 하더라도 과연 그 이후 어느 팀으로 가게 될지가 문제다. 내가 원하는 팀은 우리 사업부가 아니라 타 사업부이며 난 더이상 전산실에서 일하기 싫기 때문에 컨설팅 업무를 하는 팀으로 옮기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을거 같다. 특별히 그쪽 팀 사람을 알고 있지도 않고, 사업부를 벗어나는게 무척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한번 옮길때 심사숙고해서 좋은 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그냥 전배신청만 하고 가만히 기다리는게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계속 어필을 해서 무언가 물밑작업을 해야겠다. 실제로 얼마전에 컨설팅 팀 인사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3월즈음에 다시한번 문의해보라는 답변을 받았다. 믿을만한 답변은 못되지만 그런 비스무레한 작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타 회사도 알아봐야겠다. 아 내일은 병원갔다 와서 타 회사 경력직 이력서 제출을 해야지.

노무현 대통령이 촉발시킨 진보논쟁이 뜨겁다. 내 지식이 미약해서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지만(아 물론 심정적으로야 노무현을 늘 지지하지만 그건 너무나 감정적인거구) 지켜보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참 재미있다. 여러 글들을 읽어보면서 그에 대한 지식을 쌓아나가야겠다.

이제 자야지. 연애의목적에 나오는 강혜정은 참 예쁘다. 너무 예뻐.

2월 19, 2007

Stairway to heaven




하루키의 음악 에세이의 탓도 있지만, 그냥 신변잡기로 이곳을 채우기가 좀 아까워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책 혹은 영화들의 감상평을 적고자 한다. 음악을 잘 모르고 또 글 솜씨도 부족해서 나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힘들겠지만 되도록 추상적이지 않은 구체적인 글을 만들고 싶다.

오늘의 선택은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 이라는 너무나 유명한 곡이다. 예전에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예를들어, 배철수의 음악캠프) 딥 퍼플 vs 레드제플린이 고등학교(혹은 중학교) 한 반의 논쟁거리가 되곤 했다는데 그만큼 이 두 밴드가 60년대 후반과 70년대를 락음악을 주름잡았다는 뜻일거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춘추전국시대라서 이렇게 양자 구도가 아니라 몇개 밴드가 난립하던 시절이었다. 참고로 난 건스앤로지스를 무척 좋아했고, 친한 친구들은 아이언메이든이나 혹은 메탈리카를 좋아했었다.

딥퍼플의 하이웨이스타를 레드제플린의 스테어웨이투헤븐보다 더 좋아했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웬지 점차 후자가 더 좋아진다. 이 곡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곡을 들을때 가장 흥이 나기 때문이다. 전반부에 조용하고 차분에게 읖조리는 로버트 플랜트의 보컬도 맘에 들고 지미 페이지가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는 중반부는 몸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들썩이기 시작한다. 급기야 맨 마지막 부분, 로버트 플랜드가 락보걸이란 이렇게 불러야 하는거야라고 가르치듯이 부르는 부분에서는 평소에 전혀 하지 않는 약간의 헤드뱅까지 하게 된다.

그 시대답게 음악도 진지하다. 지금의 락음악이 갖지 못한 진지함, 음악 한 곡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다분히 보여지는 장인정신이 이 곡에는 담겨있다. 모 그렇게 진지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자신의 삶과 시대를 성찰하고자 하는 노력은 평가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곡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한 숙녀는 과연 누구일까?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구입하려고 하는 그 숙녀는 돈이면 무엇이든지 다 된다고 믿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일수도 있고, 점점 세속화되어가는 교회를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천국에 가려고 하다니 정말 놀랍군 (it makes me wonder) 이라고 보컬은 계속 읖조린다.

아니, 이런 꿈보다 해몽식의 생각보단 그냥 음악으로 받아들이자. 뒤의 락음악과 헤비메탈에 교과서 다운 곡이 바로 이곡이다. 보걸의 창법은 뒤의 수많은 보컬리스트가 따라했으며(따라한 거 맞다.) 기타리스트야 모 말할 필요 없고 곡의 기승전결도 정말 깔끔하다. 어떻게 이렇게 완전한 곡을 만들었는지 경의롭기까지하다.

조금은 부족한 듯 싶은 느낌의 곡들이 요즘의 추세이며 그것이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받아들여지는 요즘에 있어서 이렇게 완벽한 밴드는 더이상 존재하진 않지만 그들의 음악을 이렇게 들을 수 있다는게 가끔은 행복해진다.

2월 17, 2007

어른스럽게

좀더 어른스럽게 행동하자. 내 나이 32이다.

2월 11, 2007

애교많은 처자가 남긴 글을 보고.

오랜만에 이시간까지 깨어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음악을 듣다가, 어느 애교많은 처자가 남친이 불러주었던 곡이라며 포스팅 한 글을 보니 웬지 부러워졌다.

지금껏 제대로 된 사랑한번 못했지만 뭐 그다지 아쉬울 것도 외로울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 나도 이 처자처럼 애교많은 여자친구가 있으면 참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투정도 부리고 애교도 부리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그런 사람이 내 곁에서 나와 함께 있어준다는게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가 싶기도 하구,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 처자가 포스팅 한 음악을 듣고 있다.

사랑이 듬뿍 묻어난 글들, 난 지금껏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사랑의 표현을 받는 그 남자가 부러웠다. 사랑한다면 표현할 수 밖에 없고, 난 한번도 그런 표현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 난 한번도 사랑받은 적이 없는 거겠지. 아니 그 전에 나도 그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내 마음을 표현했던 적이 있는지, 그것도 의문이다.

내 글을 유일하게 볼 조군. 자네와 나도 언젠가 그런 사랑을 하리라 믿고 힘내세나.

2월 06, 2007

오랜만에 음악을 들었다.

역량평가 인터뷰를 마치니 5시. 조군과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 모처럼 음악을 들었다. 음악을 찾기 귀찮아서 싸이에 등록한 음악 네 곡을 들었다.

No Surprise (Radodhead)


1979 (Smashing Pumpkins)




Don't change your plan (Ben Folds Five)



Losing my religion (R.E.M.)


음악을 들으니 행복하다.

게다가 주문한 로마인이야기 15권이 배달되었다. 기대된다.


2월 03, 2007

토요일 밤

토요일 밤이다. 11시56분. 회사에서 9시에 퇴근해서 그만 내려야 할 정거장을 놓치는 바람에 10시 40분경에 집에 들어왔다. 하얀거탑 끝부분을 잠깐 보고, 워3를 두게임 한 후 이 글을 남긴다. 오른쪽 귀는 역시나 안들리지만 이명은 다소 줄어들었다. 다음주에 MRI를 찍어보고 이상이 없으면 그 다음주부터 일주일에 두번씩 병원에 가서 귀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기로 했다. 학원은 오늘 회사 출근으로 인해 빠졌으며 내일 가서 비디오로 대여할 생각이다. 별로 나쁠 것도 없고 그렇다고 대단히 만족스럽지도 않은 내 인생의 하루하루가 이렇게 사라져 간다. 씁쓸한 마음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 그릇이 이것밖에 안되는 것이니 체념하고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거라고 생각한다. 요새는 좋아하는 음악도 못듣고(귀를 핑계삼아 안듣기도 하지만 사실 얼마전부터 음악에 흥미를 잃었다.) 있다. 내일도 출근한다.